Every little thing2014/10/03 16:05

인터넷 포털 A사는 자살편지를 남기고 떠난 사람이나 범죄 용의자의 소재 파악을 위해 협조한 이력이 있다. 심지어 수사기관의 요청이 아니더라도 아는 사람이 위급한 상황이라며 한밤중에 고위자의 허락을 받아 내용을 봐준 사례도 있었다. 그런 협조가 잘못된 일인지에 대한 판단과는 별개로, 실시간 감청이 "가능"하고 "실제 있는 일"이다.


다시 말하건데 그게 잘못된 일인지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게 아니라 있는 일을 왜 없다고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옛날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그렇게 안한다거나, A사는 그랬을지 몰라도 다음카카오는 그렇게 안하고 있으니 내가 확대짐작하고 있는 걸로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A사는 법률적 근거 없이도 협조를 하는 거거나 혹은 다음카카오가 법을 어겨가면서 회원들을 보호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혹은 옛날엔 법이 그랬고 지금은 안 그래서 협조할 필요가 없거나... 웃기지마 좀, 뻔한 일을 가지고.


현안인 감청과는 다른 문제지만 개인정보의 유출이라는 큰 틀에서 묶어 생각해봤을 때, 심지어 또다른 인터넷 포털 B사는 로긴 암호가 평문으로 저장되어있었고, 통신사인 C사는 거의 전국민의 주민번호, 주소지 따위의 정보를 쉽사리 조회해볼 수 있었다. A,B,C 사들은 그랬을지 몰라도 다음카카오는 안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고, A,B,C 사들 역시도 그땐 그랬지만 지금은 안 그렇다고 할 수 있는 노릇이긴 하다. 참고로 C사는 불과 몇달전에 정보유출건으로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었다. 그럼 C사가 그 전에는 정보유출이 없었는데 얼마전에 또 그랬나? 그땐 그랬지만 지금은 안 그렇다 한들, 그걸 누가 믿겠어. 


내가 A,B,C사는 재직중에 그런 일들을 직접 확인했던 반면, 다음카카오에 적을 둔 적이 없어 짐작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다. 그래도 "한다" 라고는 말 못할지언정 "안한다" 라는 말을 믿을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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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le
Roll over Beethoven2014/10/01 01:25

내가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이었을 무렵, 부모님께서는 심심찮게 해외로 떠나셨다. 아버지께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으셨던 반면 어머니께서는 좀 안타까워하셨던 것 같다. 당신들 안계실 때 집에서 마구 소리지르다가 내가 김종서도 되고 김경호도 되더니 심지어는 신효범도 된다는 걸 발견하는 등 나름 유익하고 재밌는 시간이었다는 걸 당신들께서는 모르신다. 이건 앞으로도 비밀이어야 하는 것이, 당신들께서 나를 안타깝게 여기신 건 기실 당신의 존재감을 키우는 일이었으므로 나는 나를 위해서도 당신을 위해서도, 기대에 걸맞게 무척 불편하고 쓸쓸한 시간들을 보낸 것이어야만 한다.


사실 그렇게 쓸쓸하게 보낸 척했던 시간에 대한 보상이 있었다. 바로 음반과 담배인데, 떠나시기 전에 CD 또는 VHS 목록을 적어드리곤 했다. 한국에서는 하나도 구할 수 없는 것들로 적어드려도, 한국에서는 음반가게 자체를 가보질 않은 분들이었음에도 해외에서는 아무 음반점에서는 그냥 흔하게 막 건져지는 물건들이었던지 적어드린 것 중 절반은 가지고 오셨다. 담배는 감히 부탁한 기억이 한 번도 없는데, 어머니께서 항상 "이것만 피우고 끊어라." 라고 하시거나 혹은 건강에 덜 헤로워보인다며 "Mild Seven"을 보루째 사다주시곤 했다. 담배를 피우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헷갈렸지만 담배값 굳는 건 좋은 일이었다.


사운드가든의 Louder Than Live 라는 공연실황 비디오도 그때 얻을 수 있었던 물건이다. 당신께서 비행기 타고 낯선 곳에 건너가 물어물어 음반 가게를 찾아가신 후 내가 적어드린 목록을 꺼내보이시면서 무겁게 들고 돌아오셨던 것들 중 하나인데, 이제 단 몇번의 클릭을 통해 볼 수 있게 됐다. 물론 당신들께선 다행히도 세상이 그렇게 간편해졌다는 걸 나만큼 실감하고 계신 것 같진 않다. 단 몇번의 클릭이 당신들께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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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yle